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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정보/건강정보

[건강]‘불임’ 35세 이전에 적극 치료하라


2008년 9월 24일(수) 오후 2:30 [경향신문]

ㆍ늦은 결혼·비만·스트레스 등 주요원인결혼한 부부들의 꿈은 사랑하는 사람과 자신을 닮은 건강하고 예쁜 아기를 가지고 행복한 가정을 꾸미는 것이다. 불임은 부부들의 이런 행복한 계획을 깨버리고 나아가 부부 사이의 갈등마저 일으키는 주범이다. 물론 자신들만의 삶을 즐기고 자녀교육 부담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등의 이유로 일부러 아기를 갖지 않는 DINK(Double Income No Kids)족도 있다. 하지만 임신을 원해서 갖가지 방법을 동원해도 아이를 갖지 못하는 불임부부들이 월등히 많다. 불임의 원인과 최근 달라진 불임기준, 그리고 치료보다 더 효과적인 예방법이 무엇인지, 을지대학병원 여성의학센터 불임클리닉 양윤석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1년 넘게 정상적인 부부관계를 해도 임신이 되지 않는 우리나라의 불임부부는 총 140만쌍으로 집계되고 있다. 전체 부부 8쌍 중 1쌍이 불임부부인 셈이다. 또한 불임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도 2002년 10만명에서 2007년 16만명으로 50% 가까이 증가해 단일 질병 증가율로는 단연 최고 수준이다.

불임의 원인도 과거에는 선천적인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사회 환경 변화에 따른 후천적인 요인이 압도적으로 많다. 여성들이 결혼을 늦게 하고 출산을 미루는 저출산 고령화 현상, 스트레스, 비만, 환경 호르몬 등 때문에 불임환자가 급격하게 늘고 있는 것이다. 남성들 또한 비만과 스트레스, 흡연 등으로 인해 정자의 수나 모양이 현저히 나빠지는 추세이다. 그러나 실제로 임신이 안 되는 경우는 10% 정도에 불과하고 90%는 조기 진단과 치료가 적극적으로 이루어지면 얼마든지 아기를 가질 수 있다. 양윤석 교수는 “과거에는 불임의 원인을 대부분 여성에게로 돌렸지만 실제로는 남녀 모두 40% 정도의 원인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특히 남성은 신체검사와 정액검사를 하면 쉽게 진단이 되기 때문에 불임 검사를 할 때는 남성을 먼저 검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한다.

불임 치료의 성공여부를 결정하는 가장 큰 관건은 바로 여성의 나이다. 나이가 많은 여성의 난자는 젊은 여성의 난자와 비교할 때, 난자의 질과 모양이 현저하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불임 치료기술이 크게 발달했다고 해도 이렇게 질 낮은 난자를 가진 여성, 특히 35세 이후에는 시험관아기를 시도하더라도 임신율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유산도 증가한다. 여성의 임신 능력은 나이에 따라 서서히 감소하는 것이 아니라 35세 전후에서 급격하게 감소하게 되며 41세가 되면 자연적으로 피임이 되기 시작하고 51세가 되면 갑자기 폐경에 이른다. 따라서 35세 이전에 적극적으로 불임 치료를 하는 것이 임신 성공의 열쇠이다.

여성의 나이와 아울러 비만도 불임의 주요한 원인이 된다. 남성의 경우, 뚱뚱하면 일반인보다 불임확률이 2배나 높을 뿐만 아니라 정자수가 절대적으로 적고 움직임도 활발하지 않으며 머리나 꼬리가 둘 달린 기형정자들도 많다. 여성의 경우엔 복부 비만이 되면 지방 세포에서 생기는 호르몬이 여성 호르몬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배란 장애가 일어날 수 있고 정자수와 기능에 좋지 못한 영향을 준다. 특히 배란이 안 돼 임신이 되지 않는 다낭성 난소 증후군은 그 절반 가까이가 비만이 원인이다. 또한 비만 여성은 임신에 성공하더라도 안심할 수 없기 때문에 체중 조절에 힘을 써야 한다. 과거에는 결혼하고 나서 1년 정도가 지나도 임신이 안 되면 불임으로 진단했다. 그런데 최근에는 결혼연령이 높아지면서 불임진단 양상 내지 검사 시기도 바뀌고 있다. 35세 이전에 결혼한 경우, 1년 정도 임신이 안 되면 불임 검사와 치료를 시작해야 하지만, 35세가 넘어서 결혼했을 때에는 6개월 정도 기다려 본 후에 그때까지도 임신이 안 되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40세 이상의 여성이라면 곧바로 병원에서 불임 검사를 하는 경향으로 바뀌고 있다. 특히 생리 불순, 생리통, 비만이 동반된 경우라면 조기 진단과 치료가 더욱 중요하다. 환자의 상태, 즉 난자가 젊었을 때 병원을 빨리 찾는 것은 임신에 성공할 수 있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양윤석 교수는 “새로운 첨단 치료법이 개발되면서 불임 부부의 90%까지 임신이 가능하지만, 그보다 젊은 나이부터 불임에 대한 적극적인 검사와 치료를 받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한다.

불임 치료는 크게 자연 주기 치료법, 인공수정, 시험관아기, 간혹 수술적 치료 등으로 나뉜다. 먼저 영양과 호르몬의 불균형으로 인해 임신이 잘 안 되는 것인지 확인해보고 이 경우라면 영양과 호르몬의 불균형을 고친 후에 배란유도제의 투여와 계획된 부부관계를 통해 임신을 시도하는 과정인 ‘자연 주기 치료법’을 시행하면 임신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인공수정은 의학적 기술을 이용하는 것으로 임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배란주사를 시도하여 많은 난자를 만들고 인공수정을 통해 많은 정자를 자궁에 주입하는 것이다. 이 방법은 알려진 것과 달리 고통이 없고 비용도 비싸지 않다. 일반적으로 3~4회 인공수정을 시도하면 대부분의 여성은 임신을 하게 된다. 시험관아기는 체외에서 수정하여 자궁에 심어주는 것으로 특히 정자와 난자가 만나 수정이 되는 난관에 이상이 있는 경우나, 심한 정자 이상이 있는 경우, 또는 인공수정을 3~4회 시행해도 임신이 안 되는 경우에 하게 된다. 이 시술은 임신율이 높아 대개 1~2회 정도면 임신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