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전자상가 "못살겠다"
용산 전자상가 "못살겠다"
2008년 2월 27일(수) 8:00 [디지털타임스]
선인상가 850개 업체중 700곳이 적자
"흑자요? 이익 남기며 장사하는 업체는 아마 5%도 안될 겁니다. 대부분 적자라고 봐야죠." 용산에 위치한 한 전자상가 관계자의 말이다.
한때 우리나라 조립PC의 메카였던 용산 전자상가가 오픈마켓을 필두로 한 인터넷쇼핑몰 등의 유통채널의 다양화와 규모의 경제에서 뒤처지면서 생존까지 위협받고 있다.
25일 오후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용산 나진상가, 선인상가 등 PC부품을 판매하는 주요 상가는 물건을 싣고 내리는 사람들로 붐볐다. 상가내 업체들도 물건을 주문하고 흥정하는 모습이 쉽게 눈에 띄며 활기찬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겉모습과 달리 업체들의 속사정은 좋지 않았다. 선인상가의 경우 업체수가 약 850개가 되지만 실제 이익을 내는 업체는 40여개라는 것이 현장 상인들의 설명이다. 현상유지 하는 업체가 100여개정도, 나머지 700개 업체는 적자를 내고 있거나 이를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상황으로 파악되고 있다.
업체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은 상가 내 가격경쟁이 심하며 여기에 인터넷쇼핑몰까지 가세하면서, 당장 손해를 보더라도 자금순환을 위해 물건을 팔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PC모니터를 판매하는 한 매장 직원은 "물건 구경하는 사람이야 많죠. 근데 사가는 사람은 별로 없어요. 구매는 다들 인터넷으로 하겠죠. 아무래도 값이 더 싸니까요"라고 말했다.
한 전자상가 상우회 관계자는 "예전 용산 전자상가는 마치 이발소 같았다. 비록 낮은 급여를 받아도 일을 배우며 언젠가 자기 사업을 갖고 열심히 일해보겠다는 사람들이 넘쳤었다"고 말했다. 그것이 용산의 활력이 됐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지금 용산은 일하려는 사람도 없고 창업도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는 "2010년부터 시작되는 용산 재개발 같은 장기적인 문제도 신경을 써야 하지만 다들 하루하루 먹고사는 문제로 그런 생각을 할 겨를이 없다"고 말했다.
김영은기자 link@